[인천광역신문] 최훈 기자 | “10년째 치매를 앓고 있지만 혼자서 일상생활 하고 있어요”
오는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강북구(구청장 이순희)는 서울시 자치구 중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강북구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환자를 효과적으로 케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강북구 번동에 사는 김미자(가명, 80세, 여) 어르신은 10년 전 치매초기 진단을 받았다. 강북구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강화프로그램 등을 참여하며 초기상태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홀로 거뜬히 생활하고 있다. 김 어르신은 “센터 프로그램과 선생님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강북구는 전체인구 29만 4,804명 중 노인인구가 6만 8,119명(23.1%)로 노인인구율이 매우 높다. 치매유병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보건복지부 전국치매역학조사 기준, 강북구 추정치매 노인인구는 6,528명(10.08%)이다.
구는 노인치매를 예방하고 지역사회 치매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2월 기준 강북구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환자수는 2,669명이며 이중 치매초기대상자는 600여 명이다.
강북구는 수유동에 강북구치매안심센터 본소와 어르신들이 주로 거주하는 번3동에 ‘번동치매기억키움쉼터’ 분소까지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운동‧미술‧음악치료 등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치매예방교실과 인지강화교실을 열고 있으며 하루평균 70여 명의 치매환자가 이용한다.
구는 무엇보다 치매환자의 조기 발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치매 초기에는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약치료 외에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때는 기본 약물치료를 유지하면서 운동, 독서, 대인관계, 취미 활동 등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난해 강북구치매안심센터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경로당, 무료급식소, 주민센터, 복지관, 관련 시설 등에서 총 8,290명에게 치매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정상 6,534명(78.8%), 인지저하 1,756명(21.2%)으로 나타났다.
구는 인지저하자들에게 정밀검진 1~2단계 2,268건을 진행했고 치매진단자 296명을 발견했다. 치매진단자에게 치료비 지원, 제공프로그램,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등을 안내하고 이중 홀몸 어르신은 사례관리 대상자로 분류해 일반, 응급, 집중 단계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올해 9,000명을 목표로 선별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강북구치매안심센터는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치매통합관리’를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시설을 이용하기 힘든 치매환자를 위한 인지프로그램을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령인구의 인지기능을 강화하고 치매 유발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강북구치매안심센터가 코로나를 계기로 자체 개발한 인지학습지 ‘워크북-두더지’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분기마다 100여 명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센터 유튜브 '강치TV'에서도 워크북을 학습할 수 있다.
올해는 치매환자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에 직접 오시지 않고도 인지기능을 자극할 수 있는 워크북과 인지강화프로그램 등을 주야간보호시설, 데이케어센터, 노인종합복지관, 요양원, 종교시설 등에 제공 중이다. 유관기관 3곳과 10회 과정의 인지건강 프로그램반을 구성해 노하우를 전달하기로 했다.
또 대상자를 먼저 대면하고 관리하는 다양한 기관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치매어르신의 일상을 찾아드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관리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강북구치매안심센터는 잠재적 치매대상자의 예방과 진단을 위해서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60대 어르신들이 카카오톡에 능숙한 것을 착안해서 인지강화훈련 '새미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지난 6월부터 제공했다. 새미톡은 △인지강화게임 △생활 전반에 필요한 습관 형성 △AI 에이전트 새미와의 일상대화(대화 콘텐츠) △뇌나이 테스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억력, 언어능력, 집중력, 계산능력, 시공간능력, 실행능력 등을 향상할 수 있는 15가지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한 센터는 올해 치매 진단을 위한 정밀검진 1단계에서 세라드 검사(CERAD-K)와 더불어 ‘라이카 검사(LICA)’를 도입했다. 라이카 검사는 그림과 도형 등으로 구성되어 비문해자도 접근이 수월해 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북구치매안심센터 박종우 총괄팀장은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서 초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먼저 지역치매안심센터와 보건소 등에서 환자 신상정보와 지문을 등록하고 전문 상담을 받아야 한다. 강북구치매안심센터 보호자 교육과정에 참여하면 유형별 증상과 대처요령 등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치매는 예방적 차원에서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강북구 어르신들이 정기적으로 치매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홀몸 어르신 등 시설 방문이 어려운 구민을 위해 다양한 관리서비스를 제공하여 어르신들 일상에 힘이되는 강북구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출처 : 서울특별시 강북구]